News

notice

첨단바이오 배지 자립화…'화학조성배지'는 도전해 볼만

2021.04.28

첨단바이오 배지 자립화…'화학조성배지'는 도전해 볼만

바이오의약품 생산 단가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배지
유전자·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배지 자립화 도전해 볼만
---
엑셀세라퓨틱스 무혈청화학조성배지 개발 통해 글로벌 시장 도전장

론자·하이클론·써모 등이 주도하는 항체 의약품 배지 시장

첨단바이오의약품 시장 쪽 배지 시장 선도해 볼만


배지(media)는 쉽게 말해 세포의 '먹이'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체 의약품도 동물세포를 활용해 의약품으로 탄생합니다. 이러한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배지는 필수 소재입니다.

국내에서 시밀러 생산 경험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초기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할 당시 배지가 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배지는 매우 중요한 소재였다"며 "현재는 원가구조가 많이 개선됐겠지만 배지 전량을 외국기업에 의존하다보니, (선택지가 없어) 외국기업이 설정한 가격에 일방적으로 맞춰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체의약품과 재조합단백질을 비롯한 바이오의약품에서 배지 공급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기업은 론자(Lonza), 하이클론(Hyclone), 써모(Thermo) 등으로, 이들이 형성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배지 시장 규모는 약 1435억달러(약 159조3500억원) 규모입니다. 항체의약품 배지 시장은 이처럼 다국적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생 기업이 쉽게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유전자·세포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융복합치료제 등과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배지는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이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배지 자립화에 도전해 볼 만한 이유입니다. 현재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무혈청배지를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일본의 후지필름과 국내 기업 중 엑셀세라퓨틱스가 있습니다.

또한 이 시장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이 늘어남에 따라 성장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배지 시장은 97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형성하고 있으며, 연평균 성장률이 약 40%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항체의약품 등 단백질의약품 쪽 배지는 기술적으로 공개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 시장 상황에서는 기술력보다 규모의 경제로 흘러가고 있다"며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뚜렷한 주요 플레이어가 없는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배지 시장은 향후 10~20년 안에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특히 인간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배지 생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균질성과 용이한 원료 추적위해 화학조성배지 개발 필요

배지는 △우태아혈청배지(FBS) △무혈청배지 △화학조성배지가 있습니다. 현재 우태아혈청배지는 동물유래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동물 혈액으로부터 채취가 어려운 문제로 산업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고, 일부 연구실에서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FBS 대비 안전성을 개선한 무혈청배지는 일부 동물유래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만 인체에서 유래한 추출물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혈청 배지 역시 대량 수급과 균질화 한계와 원료 추적의 어려움은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FBS는 살아있는 소 태아를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해 윤리적 이슈까지 얽혀 있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퇴출되는 분위기"라며 "산업적으로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며 "FBS의 안전성 문제를 일부 개선한 무혈청배지 역시 본질적으로 함유된 모든 물질을 현대 과학 기술로 분석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FBS와 무혈청배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화학조성배지입니다. 화학조성배지는 재조합단백질과 합성물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동물유래 물질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체계만 갖추면 대량 수급이 가능합니다. 또한 배지에 규명된 성분만 함유하기 때문에 원료 추적이 용이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조성배지는 모든 조성물을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화에 용이하다"며 "실제로 항체의약품의 경우도 FBS에서 화학조성배지를 쓴 시점부터 산업화가 가능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화학조성배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항체의약품 분야가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첨단바이오의약품용 화학조성배지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일본의 아지노모토(AJINOMOTO)와 국내의 엑셀세라퓨틱스가 있습니다. 또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다양한 바이오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독일의 싸토리우스는 이스라엘 세포 배양배지 전문기업 바이오로지컬인더스트리를 45백만유로(약600억원)에 지분을 취득하며 액체배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앞서 첨단바이오의약품용 배지에 뛰어든 후지필름 역시 지난 2018년 미국의 세포배양배지 전문기업 어바인 사이언티픽을 800백만달러(약 87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배지 자립화 문제는 연구자들이 국산 배지를 바라보는 시각

국내 기업 배지가 기업과 연구기관이 활용될 수 있는 토대 필요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화학조성배지 자립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해당 의약품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의 인식입니다. 작은 조건 하나에도 실험 결과가 바뀔 수 있는 환경에서 기존에 쓰던 배지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배지로 바꾸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혈청배지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자는 "궁극적으로는 화학조성배지로 가야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며 "다만 화학조성배지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배지만큼 좋은 성능을 보일지는 의문이다"라는 의견을 내 놓았습니다. 이어 이 개발자는 "국내 기업이 배지를 개발했다고 하면, 배지 성능 및 GMP를 포함한 허가 관련 자료 확보 관점에서 꼼꼼히 살펴 봐야겠다는 생각을 우선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국내 기업이 GMP 등 규제당국의 기준에 맞춰 배지 기술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개발 기업과 연구소에서 해당 배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립화의 길은 멀기만 할 것입니다.

지난해 9월 발족한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는 1차 중점과제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납품할 수 있는 소부장에 초점을 맞춰 자립화를 이뤘습니다. 올해는 기존 항체의약품을 넘어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위한 소부장 자립화를 위한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화학조성배지 개발에 일찍부터 뛰어든 엑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벤처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소부장 국산화 정책과 별도로 지난해 8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에 범정부 차원에서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첨단재생의료 관련 과제는 복지부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중심이 돼 이끌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바이오 산업 사업화 촉진 및 지역 기반 고도화 전략'에는 바이오 분야를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배지(Media)와 바이오리액터(Bioreactor)가 핵심 소부장 자급화 대상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첨단바이오 차세대 전주기 생산시스템 기술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에서 바이오 산업을 위한 소부장 자립화를 하기 위해선 대기업과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며 "전기차를 사용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듯 국내 소부장을 사용하는 기업에 정부 지원금을 보조하는 방안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 놓았습니다.

출처 : 히트뉴스(http://www.hitnews.co.kr)